Heart 연애 소설 - 세신사와 아저씨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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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한 생각의 시간

연애 소설 - 세신사와 아저씨 3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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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사와 아저씨 3편 - 세신사의 마음

 

 

 

 

 

세신사와 조금은 어색했던 두번 째 만남 이후

나는 2~3일에 한 번은 무조건 해선탕을 향했다.

 

한 계절이 지나도록 그를 만나러 향하는 그 길은

목욕의 요금과 세신의 요금이 아깝지 않았다.

 

이제는 그도 나를 보며 웃어준다.

내가 소금사우나 안에 있어도,

내가 허브 약수탕에 들어가 있어도,

가끔은 냉탕 물속에서 옥돌 기둥 뒤에서 살며시 바라보며 있어도, 

그는 나를 멀리서도 알아보고 먼저 인사를 건낸다.

 

 

 

그에게 첫 세신서비스를 받았던 그 날

그도 조금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지게 되지 않았을까 깊이 희망했다.

 

하지만 그는 어디까지나 서비스 마인드가 강한 인사성 밝은 세신사.

나는 생산 공장을 운영하는 부끄러움이 많은 공장장일뿐이라는 생각이

나 스스로를 괜히 심통나고 화나게 만들었다.

 

그에게 세신 서비스를 받을때마다 나에게만 특별히 무료로 추가되는

'아로마 전신 특전사 코스'는 단순히 친근감의 표현일까?

 

우선 나도 그에 대해 아는것이 그리 많지는 않았다.

 

가장 큰 접점이라면, 나이가 나와 같아서

서로 깊은 이야기를 굳이 나누지 않더라도 눈빛으로 전해지는,

차갑게 얼어붙은 중년의 마음속 작은 복수초 한송이 같은 아련한 공감대는 있을것이다.

 

 

 

 

 

나의 마음은 확실했지만

그의 마음을 확인하고 싶었다.

 

공장일을 할 때에도 컨베이어 벨트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더 복잡했다.

일이 손에 잡히지도 않았고, 납품 기일에 맞춰 생산하려는 의욕도 사라져만갔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잦은 세신서비스로 인해서

바세린 바디로숀 없이는 갈라져 각질이 생기는 피부를 보아도

그에게 계속 세신서비스를 받고 싶었다.

 

 

 

 

 

몇일 후 날씨가 좋지 않은 날이었다.

 

공장에서 3번 생산 벨트의 생산부품들을 정리하던 중

문득 컨베이어 벨트위에 누워서, 세신을 받는 상상을 하고 있던 찰나의 순간

생산 부품에 손을 베어버려 다쳤던 날이었다.

 

긴급히 경리가 간단한 조치를 취해주었지만

손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내가 가장 아픈건 어쩌면 마음이었다.

 

그렇게 우산없이 비를 맞으며 목욕탕으로 나는 뛰어갔고

분하면서, 슬프면서, 기쁘면서도 복잡한 마음에 세신서비스를 주문했다.

 

 

 

그 붕대감긴 손을 물에젖지 않게 들고서 세신서비스를 받았었는데

나는 이런 복잡한 내 마음과, 스스로가 한심하다는 생각에 그만 눈물을 흘려버렸다.

 

 

 

 

그러자 그가 입을 열었다.

 

 

"세신서비스를 받다가 사람이 우는 경우는 두 가진데 하나는 피부가 아파서, 그리고 하나는 마음이 아파서 울지..."

 

왠지 모르게 야속한 마음이 들어 나는 꺽꺽대며 소리내어 울었다.

 

그는 아직 특별 아로마 특전사 서비스가 더 남았음에도

초록색 타올을 손에서 뺐다.

그리고는 항상 반존댓말을 하던 그가 짧게 말하기 시작했다.

 

"오늘은 우리.. 알몸이 아닌.. 옷 입은채로 어디 멀리 떠나자.."

 

나는 퉁퉁 부은 눈으로 그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는 왠지 살며시 미소짖고 있었다.

하지만 눈망울은 어미잃은 새끼맘모스처럼 어딘가 슬퍼보였다.

 

그때 우리는 알몸 그 이상으로 서로에게 진심이었다.

 

 

 

 

 

- 세신사와 아저씨 끝 - 

세신사와 아저씨가 멀리 떠나며 듣던 노래는

아래 영상을 재생해주세요.

배경음악 재생

 

 

우리모두 삶의 전환점 앞에는 늘 짧은 설레임이 있었다.

모든 사나이들이 작은 긴장과 두려움뒤에 숨어있는 설레임을 잃지 않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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