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테리한 생각의 시간/마초 문학
2026. 2. 15.
단편 소설 : 인디아 코브라 양복점
그 아저씨는 별생각 없이 걷다가, 발이 먼저 멈췄다.골목 끝에서 풍기는 다리미의 뜨거운 금속 냄새, 젖은 천의 비릿한 김, 그리고— 어딘가 익숙한 향.오래된 섬유 유연제 같은, 한때는 ‘미래’였던 냄새. 간판은 여전했다. 칠이 벗겨져 글자가 조금 삐딱했지만, 이름만큼은 또렷했다. '인디아 코브라 양복점' 그는 멍하니 간판을 올려다보다가, 문 앞 유리창에 붙어 있는 안내문을 다시 읽었다.몇십 년이 지나도 사람이 민망해지는 문장은 그대로였다. “정확한 치수를 위해 전라 측정.” 그 순간, 기억이 열렸다.열쇠를 찾은 게 아니라, 자물쇠가 먼저 손을 잡아당겼다. — 아저씨의 과거 — 그때 그는 아직 “아저씨”가 아니었다.결혼을 앞둔 남자였고, 어깨에 보이지 않는 정장을 이미 걸치고 다녔다.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