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rt 연애 소설 - 세신사와 아저씨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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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테리한 생각의 시간

연애 소설 - 세신사와 아저씨 1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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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신사와 아저씨 1편 - 운명적 만남

 

 

어제도 이곳에서 잤다.

이곳은 공장의 직원들과 회식 후 다음날 바로 출근하기 위해 가장 편한 장소다.

 

나는 결혼한 지 20여 년이 넘었다.

아내도 그 마음이 다한 건지 더욱이 나를 신경 쓰지 않았다.

그래서 나는 집이 아닌 밖에서 잠을 잔다는 것에 불편할 이유가 없다.

 

내게 가장 따듯한 온기가 남아있는건, 어젯밤 공장 직원이 챙겨준 숙취해소 음료뿐이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생산 2팀의 이반장이 취한 나를 부축해가며

택시를 잡아준다는 것을 뿌리칠 무렵, 내 주머니에 무언가 찔러 넣은 것을 기억한다.

 

그렇게 나는 그대로 이곳으로 왔다.

이곳의 이름은 '해선탕'

허름하고 낡은 동네에 낡은 목욕탕이었다.

 

이곳의 사장님도 나를 잘 알고 있기에

한 밤에 술을 마시고 계산없이 곧장 걸어 들어가도 붙잡지 않았다.

 

계산은 항상 그다음 날 했다.

맨 정신인 경우가 드물어서, 맨 정신일 때 계산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남탕으로 들어오는 남자들의 말소리가 들렸다.

그러니까 나와 같이 50대는 충분히 넘었을 아저씨들의 목소리에 잠을 깼다.

 

여기 수면실은 어두워서 시간이 가늠이 되지 않았다.

그래도 오늘이 토요일이라는 사실은 알고 있었다.

 

휴대폰을 보니 눈이 너무 부셔서 실눈으로 보았다.

오전 10시 33분이었다.

 

오늘 몇몇 직원들은 공장에 출근이겠지만, 공장장인 나는 출근하지 않는다. 

 

나에겐 토요일 아침의 행복은 크게 없었다.

온도가 높고 답답한 목욕탕의 때묻고 낡은 장판 위에 누워있기는 싫었다.

 

그래도 몸을 일으켜 움직이는 것은 더 귀찮았다.

옆으로 돌아누워 어두 컴컴한 수면실에서 초록색 비상등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집에 가도 반기는 이는 없었고, 그렇다고 주말에 공장을 나가자니

왠지 맘편히 일하는 주말근무만의 작은 여유를 즐길 직원들 눈치가 보일 것이다.

 

그때 해선탕의 사장님이 수면실 밖으로 수건을 들고 지나쳤다.

나도 그냥 자연스럽게 일어나 수면실 밖으로 나왔다.

 

모든 것이 귀찮아도 결국 갈 곳은 집 밖에 없다.

집에 갈 준비를 해야 했다.

 

씻지도 않은 숙취가득한 몸으로 걸어나가 카운터로 향했다.

 

사장님에게 인사를 드리고 요금 6천 원을 현금으로 드렸다.

사장님은 6천 원을 카운터 금고에 넣은 뒤 나에게 음료 수 하나 꺼내 먹어도 된다고 했다.

 

 

 

 

해선탕 카운터 옆에 있는 낡은 냉장고에는

넣어둔 지 오래된듯한 캔음료들이 있었다.

위칸에는 캔음료, 아랫칸에는 사장님 개인 반찬들인 것 같았다.

 

나는 사이다를 집었다.

술을 마시고, 답답한 수면실을 나와서 마시는 사이다는 쾌락의 정점이었다.

내 삶에 이보다 더 단순하고 큰 행복은 없었다.

 

사이다를 집고 냉장고 문을 닫는 순간이었다.

뒤에서 낡은 누군가의 목소리였다. "저기요!"

뒤를 돌아보니 누군가가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이 말했다.

"이거 두고 가셨어."

 

나와 비슷한 연배의 50 중반 아저씨였다.

남탕 탈의실이라 아래는 곧바로 회색 삼각팬티였으며 위에는 흰색 면티 반팔을 입고 있었다.

다만 그의 흰색 옷 우측 가슴 부분에 프린팅된 '해선탕'이 거의 벗겨져 있었다.

 

처음 보는 그의 손에는 내 휴대폰이 쥐어져 있었고

휴대폰을 건네받았을 때 나는 우리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예상할 수 없었다.

 

다만 핸드폰을 건네받을때 그의 손이 너무나 부드러웠다는 것이 잊히지 않을 뿐이었다.

 

그것은 중년의 호르몬 문제는 아니었다.

하지만 그 부드럽고 따듯한 감촉은 내 손이 아닌, 마음으로 느낀것이 분명했다.

 

나 박기석이 몇십년만에 설레임으로 살며시 미소지은 어느날, 토요일 오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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