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사와 아저씨 2편 - 간절한 재회
오늘도 나의 업무는 끝이났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으로 가야 할 시간 이었다.
그런데 지난 주말 우연히 마주쳤었던 목욕탕의 그 사람 때문일까
왠지 나의 두 발은 해선탕으로 향하고 있었다.
50대에 늦은 나이에 심장이 두근거린다거나 사랑이라는 감정은 아니다.
그저 편안했던 기억에 편안했던 분위기가 만들어 낸
작은 허상의 편안함이라 믿는다.
목욕탕으로 향하며 생각해보니,
내가 보았던 그는 확실히 해선탕의 새로운 직원이다.
내가 아는 해선탕의 근무자는 사장님과 그 사모님
그리고 간혹 보이는 사장님의 조카 한 명이 전부였다.
그렇지만 그 새로운 직원이 사장님과 어떤 관계라는것은 크게 중요치 않았다.
부드러운 손, 부드러운 마음.
그것만으로도 내 외로움을 달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괜한 기대를 한다.
해선탕에 도착해서 남탕 탈의실의 개인 보관함을 열었을때
나의 시선은 낡은 나무재질의 사물함을 향해 있었지만 곁눈질로 주변을 보고 있었다.
의식하지 않으려 하면서도 그 사람을 상당히 신경쓰고 있었다.
혹시 지난번 단 한번의 만남이 끝이 아니길 내심 바랬다.
그가 만약 손님들 사이에서도 나를 알아볼까, 아니면 그냥 지나칠까
인사한다면 나는 어떻게 인사를 건네야 할까
탈의실 사물함 문을 닫고 탕으로 향하는 길에도 그 사람은 보이지 않았다.
마음속엔 굉장히 아쉬움 마음이 가득했다.
"단기 알바였던 건가.."
탕의 문을 열자 내부에 있던 모락모락 김이 내얼굴을 덮었다.
그리고 김이 사라지고 문을 닫고 들어서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사람 이었다.
그 사람은 그때와 같은 옷차림 이었다.
다만 그때보다 더 매력적이라 할까
탕의 습도인지 아니면 노동의 땀이었던 건지
그의 흰색 반팔티는 젖어서 몸에 달라붙어 있었다.
그는 서 있었고 한손에는 초록색 때 타올이 들려 있었으며
그 앞에는 한 남자가 전라의 몸으로 누워 있었다.
그는 정확히 세신사 였다.
내가 그를 의식하며
나를 봐주길 바라며 그 앞을 지나쳤다.
그러자 세신사는 나를 향해 미소지으며 인사했다.
"어이구 안녕하세요."
사전에 그렇게 연습을 했는데도
내 목소리는 어딘가 불안했다.
"네 안녕하세요. 그..그때 감사했습니다.."
세신사가 말했다.
"그런분들 많아요. 그나마 그때 바로 만나서 다행이지.."
나는 다시 살며시 미소지으며 속 마음으로 생각했다.
다행인것은 그때 휴대폰을 되찾은것이 아니라,
내가 그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는 것.
그리고 몇일간 마음 졸이며
다시 만나기를 간절히 원했던
나의 작고 소중한 바램이,
우리의 계속된 만남이,
왠지 내 인생이라는 꽃을 가장 크고 화려하게 피워줄것이라는 보증없는 믿음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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